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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취미가 되살아난 뒤에도 한동안 잘 참는다 싶더니, 드디어 지름신이 부활했다. 네*홈 가을신상 원단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1탄은 잘 넘겼건만 2탄부터 항복. 다음주, 다다음주에 나올 3탄과 4탄도 롤로 구매하리라 드릉드릉하는 중. 바느질 취미는 얼핏 보면 되게 알뜰한 취미인 것 같지만, 사실 대충 필요한 것들 사서 쓰는 것보다 몇 배나 더 돈이 많이 드는 사치스런 취미다. 이왕 지르는 거, 쟁여만 두지 않고 뭐든 만들어내리라 결심하며 죄책감을 덜어내본다.
우연수집가의 <숨고 싶은 집>이라는 책을,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빌려왔는데 어젯밤에 그냥 호로록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사진이 많고 글자는 적은 책이고 인테리어 실용서 축에 들어갈 만한 책이라 굳이 박쥐책방에 넘버링하지는 않을라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블로그도 찾아놨다. 굳이 그를 따라 DIY 인테리어까지 탐닉할 생각은 없지만, 소소하고 유머러스한 태도가 맘에 든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문을 연 지 얼마 안 되어 책이 정말 없다. 분류별 책꽂이들이 다 채워지지 않아 텅텅 비어 있고, 신간들도 그닥 경쟁이 심하지 않은 걸로 봐선 이용자도 별로 없는 눈치다. 그래서 참 좋다!!! 없는 책이야 정독에서 빌려봐도 되고, 신간은 어느 정도 들어오고 있고, 희망도서 신청도 가능하니 큰 불편은 없다. 무엇보다 미야베 미유키나 기타 "화제의 신간"들이 쑥쓰러운 듯한 표정으로 '날 좀 데려가 ㄷㄷㄷ' 하면서 꽂혀 있는 걸 터프하게 뽝 픽업해올 때 기분이 굿굿. 깔끔하고 좋은 시설은 덤이고.
패브릭 지름신이 돌아오셨으니 이제 가을옷이고 자수배움이고 다 잊고 매진하는 거다. 그리고 책 좀 열심히 읽어야지. 어제는 전철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두 정류장이나 더 가서 내렸다. 책을 보면 안 잘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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