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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후편들을 읽었기 때문에 엘렌이 어떻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그래서 엘렌이 첫 등장할 때부터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엘렌의 죽음이 진행되는 씬을 읽기가 힘든 건지 모르겠다. 어제 점심 무렵에 그 부분에 진입한 뒤 조금씩 읽어나가는 게 굉장히 느리고 마음에 부담이 된다. 나는 다 알고 있는데 하나도 모르고 있는 해리를 보는 게 힘들다. 생각해보면 스릴러소설에서 결정적 실마리를 발견한 조연이 죽음을 당하고, 주인공은 그 시간에 절묘하게 조연을 방치하는 결과가 되어 죄책감과 상실감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는 정말 어디에나 있는 흔한 이야기다. 이전에도 몇 번이고 그런 이야기를 읽었는데 유독 이번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안타까움이라고 할까, 그만큼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커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방금 엘렌이 죽는 순간을 읽었다. 아직 해리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사랑에 빠져 있다. 이를 어째...
2차대전과 관련해서 노르웨이에 이런 역사가 있는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한낱' 추리소설에서 자국의 역사가 감추고 싶어 하는 치부를 이 정도로 입체적으로 숙고할 수 있다는 것을 놀라워할 때 그 대상은 노르웨이일까, 요 네스뵈일까?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사는 무식한 한 현대인에게 노르웨이는 그저 우울하고 부유하며 깨끗하고(여러 의미에서) 발전한 나라일 뿐이었는데, 해리 할레나 니나 보르 같은 소설들을 읽으면서 북유럽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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