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장미란의 세 번째 올림픽 도전.
시작도 하기 전에 계속 "이번엔 힘들 거래. 부상 후유증 땜에 힘들 거랬어. 동메달 기대하고, 그것도 힘들 거랬어. 힘들 만도 하지. 너무 기대하지 마" 엄마에게 말하고 또 말했다.
정말 기대가 안 되고 별거 아닌 경기라 생각되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누군가 그녀에게 실망하는 게 두려워서.
기적같이 나타났던 3인의 젊은 스포츠영웅 가운데, 박태환과 장미란이 '아마도 마지막일' 올림픽 무대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들이 둘 다 최선을 다한 이들만 가질 수 있는 후회없고 당당한 미소를 보여줘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더 이상 메달 같은 거 추가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충분하니까.
자기 기록에 한참 못미치는 무게에 결국 실패한 장미란이, 마지막에 놓쳐버린 '그녀에게 너무 무거웠던' 그 바벨에 지긋이 미소지으며 키스를 보낼 때 울컥 눈물이 나올 뻔했다. 그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때마다 눈물이 차오른다. 이렇게 아름다운 인간이 있어서, 여전히 올림픽은 올림픽이고 스포츠는 위대할 수 있다.
사랑하고, 고마운 우리들의 장미란.
세계 최고의 역사였던 모든 순간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영광스럽고 아름다운 여왕의 마지막 올림픽.
감사합니다.
'D'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릉 앞바다 2014. 1. 13 (0) | 2014.01.31 |
---|---|
에르고그립 (0) | 2013.07.18 |
독일 축구선수들의 아우슈비츠 방문 (0) | 2012.06.13 |
공격성 (0) | 2012.02.06 |
이해 (0) | 2012.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