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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one can cook.
그 'anyone'이 설마 인류의 범위까지 넘어설 수 있었다니...
심지어 한 번도 인간과 폭넓은 우호관계를 맺어본 적 없는 쥐라니.
부엌에서 득실거리며 '음식'을 만드는 쥐떼들을, 미키마우스처럼 변장시킨 것도 아니고 리얼하게 쥐로 묘사하면서 큰 거부감없이 태연히 그려내니까 오히려 받아들이는 쪽의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긴 했다. 그래도 역시 쥐가 주방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엔 가고 싶지 않지만.ㅎ
기술적으로 가장 감동했던 장면은,
어디쯤이었더라. 사람 허리쯤 오는 테이블에서 래미였나 에밀이었나...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철퍼덕'하고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몸통이 부르르 떨리며 바닥으로 축 처지는 생생한 무게감이 엄청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아주 사소한 장면이었지만 '그래 저게 바로 쥐였지'라고 오래전 어렸을 때 봤던 쥐에 대한 기억(물론 즐거운 추억은 아니지만-_-)을 순식간에 되살려냈다. 그 질감, 그 부피감, 그 중량감. 모두.
정서적으로 가장 감동했던 부분은 역시 이고의 행복.
다크서클도 뾰족한 턱도 그대로이지만, 라따뚜이를 먹고 행복해진 이고의 사랑스런 파마머리라든가 아기같이 무방비한 미소 같은 것은 보는 사람까지 참 기분 좋게 만들어주더라.
음침하고 추워 보였던 방안에서 독설만 쏟아내던 이고가, 실은 '맛있는 걸 먹고 싶어'라는 단순명쾌한 욕망 외에 다른 어떤 잣대로도 움직이지 않는 '꼿꼿한' 사람이었음을 확인하면서 나도 내 선입견을 반성했다. 그치만 그런 만화에 나오는 턱이 뾰족하고 다크서클이 늘어진 사람들은 늘 본질엔 관심없는 속물 악당들이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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