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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언니 생일을 맞아 교빈이네 식구들이 다함께 서울에 왔다.
일식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형부가 쏘는 바람에 다 먹고 나서 300% 더 맛있어졌음) 교빈, 교하를 데리고 해리포터도 봤다. 내심 영화관에 가서 볼 생각도 있던 영화였는데, 애들 데리고 가준다고 하니까 엄마가 영화표도 끊어주고... ㅎㅎ
나는 디멘터들이 나올 때마다 흠칫흠칫 놀라서 의자 손잡이를 부여잡는데, 교하는 싸우는 장면 비슷한 게 나올 때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좌해서 화면에 빨려들어가려고 하고, 교빈이는 마음만큼 자막이 잘 읽히지 않는지 조금 힘들어해서 나를 미안하게 만들고... 그래도 둘 다 두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내내 영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꽤 크긴 컸구나, 하고 세월의 힘을 실감.
조금 미안한 건, 애들 생각하면 당연히 더빙판을 봤어야 하는 걸 내가 너무 단호하게 자막판을 보겠다고 해버리는 바람에, 물론 애들도 재밌게 보긴 했지만 더빙판이었으면 분명 더 많이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불사조 기사단>은 책으로 보면서도 애가 너무 커서 귀여운 맛이 없구나, 참 녀석 까칠하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영화도 그랬다. 더더군다나 일단 시각적으로 해리가 너무 컸어 ㅠ.ㅠ 헤르미온느는 이쁘게 컸구만 남자애들은 다들 징그럽;; 그리고 책의 스토리라인을 영화화하면서 어쩐지 너무 밋밋해진 느낌이다. 해리포터만의 특수효과들은 이미 눈에 익었고, '덤블도어의 기사들'이 벌이는 전투장면은 여전히 '실습'스러워서 긴박감이 덜했다.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결말에 이르른 듯한 허전한 느낌.
그나저나 다음 시리즈가 나왔다고 하는데 한글로는 언제 번역되어 나오려나...? 뭐라뭐라 해도, 여전히 관심이 가고 보고 싶으니, 마음은 아직 소년이기 때문일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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