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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여섯 번째에 와서 드디어 뭔가 한 방 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 나갈 추진력이 생겼다. 여전히 보슈는 못마땅하고 (엘리노어는 더 못마땅하고!!) 내내 이랬다 저랬다 흔들리는 어빙의 캐릭터가 거슬리지만 에드거나 라이더는 큰 기대를 접고 보면 그냥 괜찮은 팀으로 느껴진다. 정들어서 그런가. 게다가 이번에는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이 좀 컸다. 사건에 눌리는 기분, 책을 읽으면서 보슈와 함께 지쳐가는 느낌이 들었다. 편하게 자꾸만 범인을, 특히 경찰인 범인을 죽이는 걸로 마무리짓는 결말은 버릇인가 싶어 불만스럽지만, 해리 보슈 시리즈는 뭐니뭐니 해도 짜임이 좋다. 내가 아는 그 어떤 형사들보다 문서작업과 기록, 시스템의 위력을 잘 알고 실천하는 형사라는 점도 (여전히) 좋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보슈와, 그걸 덮는 보슈는 과연 같은 사람인가 싶게 한순간 에너지가 방전되버린다. 그 불균형까지도 '보슈'라는 불안정한 인간형이라고 받아들일 것인가. 그는 늘 마무리가 거칠다. 일은 언제나 마무리가 가장 중요한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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