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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줄거리지만 흥미로운 구성이라는 추천을 듣고 이건명, 배혜선 캐스팅으로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를 봤다.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꿈'을 쫓고,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가자며 결혼을 하고, 한 사람은 성공을 한 사람은 반복된 실패를 겪고, 각각의 행복과 불행을 나누지 못해 멀어지고, 싸우고 원망하다가 헤어지는 '지난 5년'의 이야기.
무대의 양쪽 끝에서 번갈아 등장하면서 여자는 사랑의 끝에서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남자는 첫만남으로부터 마지막 이별까지 밟아나간다. 각자 펼치던 일인극이 무대 중앙에서 조우했던 건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이 유일하다. 다시 엇갈려 여자는 달콤한 사랑의 시발점을 향해, 남자는 지루한 결혼의 일상을 향해 나아간다. 감정, 혹은 관계의 절대성을 끊임없이 '시간' 속의 상대성을 상기시키며 양립 상태로 보여주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절대성, 상대성, 양자가 모두 그 사랑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주는데 왜 뒷맛은 씁쓸한 건지.
"저런 호로자식을 봤나!"
내가 버림받은 이에게 감정이입을 하는지, 여성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는지, 혹은 '실패자'에게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하여튼 이번 경우에 그건 모두 캐시였고 나쁜 놈은 제이미. 딴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하면 그만이지 얼어죽을 '꿈' 타령. 끝까지 폼나게 떠나가는 그의 등짝을 한대 후려치고 싶었다. 그래도 여자 앞에서는 후까시를 잡았지만 자기 스스로는 그 가식을 모르지 않는 듯해 용서해볼까 싶기도 했다. 배혜선이야 내맘속의 레전드고, 이건명도 확실히 노련한 연기자다. 연기를 잘해 제이미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졌다. 제발 나도 '멋진 이건명'을 좀 보고 싶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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