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교보문고를 떠돌다 우연히 발견하고 충동구매해서 그냥 쳐박아놨던 책.
그렇게 그냥 잊고 있었는데 한 번은 전철 안에서, 그 얼마 뒤 성심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두 번이나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만났다.
요즘은 길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같은 책을 두 번. 그것도 나한테 있는 책을 연거푸 만나다 보니 궁금증이 동했다. 그렇게 집어든 책.
이 책이 2010년 출간된 뒤 조용히 잊혀져가다가 50% 세일빨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해서 잘나가던(?) 책이라는 건 나중에 안 사실이고.
충동구매의 원인도 그거였지만, 설정 자체는 참 흥미롭다. 꿈을 접고 모범생의 길을 쫒아 월스트리트의 변호사가 되었지만 불행하고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우발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나서 인생을 바꿔버리는 이야기. 그런데 정작 살인이 벌어지기 전까지의 서술은 굉장히 지루하고, 살인과 도주기획 단계까지는 꽤 속도감있게 긴박하게 재밌게 흘러가지만 결말이 '시망똥망'이다. 적어도 내 기준에선;; 허무하고 미심쩍고 허술하고 배덕감까지.
도주기획 단계를 숨가쁘게 쫓아갈 때는 오래 전 읽었던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떠오르기도 했다. 차라리 그 책을 한 번 더 읽어볼까, 그 책은 예전 그 느낌 그대로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난다.
'B' 카테고리의 다른 글
K. N의 비극 (0) | 2013.07.11 |
---|---|
체리의 계절 (0) | 2013.07.05 |
제노사이드 (0) | 2012.07.20 |
무라카미 라디오 (0) | 2012.07.14 |
흑백: 미시마야 변조괴담 1 (0) | 2012.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