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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름도 없는 내 넷째 조카가 기침 때문에 입원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아이가 입원이라니 맘이 안좋다. 무슨 대책도 없이 애를 그렇게 많이 낳느냐고, 언니를 두고 내뱉었던 말들 하나하나가 혹시나 아이에게 나쁜 기운이 되었던 것은 아닌지 뉘우쳐진다.
얼굴도 보지 못한 그 아이를 위해, 잘못했다고, 조금도 너를 가볍게 생각한 적 없었다고, 온 우주가 너를 안전하게 지켜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다시 기도를 해본다. 기침은 어제부터 한 거고, 입원도 아기가 너무 갓난쟁이라 일단 지켜보기 위해 시킨 거라니까 앞선 걱정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젖도 잘 먹고 야물딱지게 예쁘다는 내 넷째 조카가 태어나서 처음 겪는 작은 우환을 씩씩하게 헤쳐나올 거라고 굳게 믿는다. 화이팅!!! 근데 이모는 언제쯤 너를 보러 갈 수 있을까-_- 이젠 사랑한다고, 그 말만 열심히 쏘아보낼께. 만나게 되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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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호 형이 내일 결혼을 한다. 수금의 전망도 없는데 끝없이 축의금만 내는 인생 억울하다는 나를 김밥은 한마디로 굴복시켰다. "철호형이잖아"
그렇지. 엄살은 다른 데 가서 떨어야지. 축의금도 내고, 축하도 실컷 해주고, 대신 밥을 잔뜩 먹고 올 테다! 결심했는데 시간이 자전거 강습과 겹친다-0- 자전거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결혼식에 갈 수 없다는 게 누가 듣기엔 참 어색한 핑계라고 하는데 나로선 전혀 그렇지 않아. 편집회의는 제낄 수 있어도 지금 현재 절대로 제낄 수 없는 제일 중요한 일정인걸.-_- 축의금은 내꺼와 엄부인 것까지 김밥이 대신 전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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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야지. 수요일 목요일 괜히 정신 나가 헤롱거리고 오늘은 뻗어서 반차까지 쓰고 느즈막히 출근. 주중에 그렇잖아도 벅차던 일거리들이 황당할 만큼 밀려 있지만 어차피 교정지는 한장 한장 넘기지 않으면 끝을 볼 수 없는 거니까 숨을 고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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