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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은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어제는 일찍 퇴근해서 집밥 먹고 재택야근을 할 생각이었는데, 동료 P가 밥 먹고 가자고 꼬시는 바람에 '그럼 진짜로 밥만 먹고 가는 거다' 했다가 결국 열 시가 다 되어 헤어졌다. 밥 먹고 나서 차마시러 가서오미자 냉차를 주문했는데,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이 뭔지 논쟁이 벌어졌다. 대충 '신맛, 단맛, 떫은맛'에의견이 일치하고 나머지 두 개가 쓴맛과 또 뭐냐... 그런 얘기였는데 서로 여기저기 전화와 문자를 넣어보고 확인한 결과 떫은맛은 아웃. 짠맛과 매운맛은 정말 의외였다. 진짜로 오미자차에서 짠맛 매운맛이 나나?
하루종일에어컨 틀어놓고 창문 꼭꼭 닫고 허투루 시간을 보낸 뒤, 퇴근시간이 되면 문을 열고 나선다. 그때서야 훅-하고 끼쳐들어오는 습하고뜨거운 공기에 놀라면서... 뭔가 그 순간은 굉장히'리얼'하다. 아, 여름이지. 덥구나. 난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이 하늘 아래 수많은 사무실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있겠지. 외근이 없는 사무직들.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가위바위보에 져서 설겆이 당번이 되었는데, '이왕 하는 김에'라는 마음이 들어 정수기 근처에널려 있던 묵은 설겆이감들을 다 처리하고 화장실구석에 널부러져 있던 걸레도 빨고 화장실 바닥도 물로 씻어내고, 그릇장도 정리하고, 그러고 났더니 조금 기분이 상쾌해졌다. 이 사무실에서 지금 그런 깨끗함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이다. 비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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