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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가난하고 배운 것도 없는 놈을 어떤 여자가 좋아하겠어요?"
이런 뻔한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다니.
아무리 작중 화자라지만 그건 좀 심했다. 어느 여자가 이 말에 남자의 진심을 납득할 수 있을까? 첨부터 사기꾼 스멜이 농후했는데 오로지 여주인공만 눈치채지 못했다. 가난하고 배운 것도 없는데 얼굴만 겁내 잘 생긴 그런 남자들에겐 태생적으로 여자가 꼬입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자기의 성적 매력을 미래를 위해서든 현재를 위해서든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가진 게 그것뿐인데 그것도 안 써먹고 뭘 하고 살아왔으리라 생각한 건가 이 여자는.
그래... 첫눈에 반하고 너무 끌리면, 무의식적으론 알아도 애써 부정하며 사랑에 빠질 수도 있었을 거다. 거기까지는 그냥 이해를 해줄 수도 있다. 내가 안타까운 건, 복수를 고집하는 그녀의 '아집'이야말로, 융통성 없는 그 성격이야말로, 그녀의 무매력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결국 그 복수의 방식까지도, 그녀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고 사랑한 적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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