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딱히 잘난 척해본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잘난 척이라면 또 못할 건 뭐냐 싶기도 하다. 나는 내 취향을 존중한다! 적어도 나의 독서세계에서 가장 절대적인 기준은 '내 취향'이다. 엄마는 내가 맘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 심하게 혹평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는데,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다. 또 그러면서 잃어버리고 간과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내가 옹호하는 절대적 기준은 결국 '내 취향'으로 돌아간다. 이 책에 대한 모든 혹평은 그래서 굉장히 통속적이고 아줌마스럽고 유치한 내 취향에 기준한 것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게 도대체 뭐냐고...!!!
알렉상드르 고메즈 형사는 계속 해리 반장과 비교되면서 코웃음만 났다. 뭐 대단히 동물적 본능과 염세주의와 형사적 직감에 아웃사이더 경향까지 가지고 있다고 주입을 시키는데, 일단 너무 무능해! 그냥 '덩어리 형사' 캐릭터에 '형형한 눈빛'만 심어주면 끝이냐? 주인공도 정말 비호감이다. 범인 캐릭터에도 전혀 독창성이나 무게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스토커의 존재를 받아들였으면서도 그 집에 보관중인 약을 아무런 체크도 하지 않고 계속 복용시키는 바보천치짓과, 일대일 제압에 꽤나 자신이 있는 건가 싶었는데 어이없을 정도로 속절없이 당한 것 자체가 고메즈 형사의 한계다. 어휴 진짜 이런 바보형사, 바보희생자, 바보범인이라니.
캐릭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무매력, 무설득력의 극치였는데, 그래도 범죄의 착상이나 구성, 전개과정은 마음에 들었다. 독특하고 섬세하다. (그 무매력의 범인이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는 게 매치가 안 될 정도로) 이런 시놉을 네스뵈가 썼다면 훨씬 내 맘에 드는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 여자가 원래부터 반미치광이였다는 게 좀 아쉽지만, 좀 더 공감이 가는 주인공이었다면 그녀가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에도 더 많이 이입될 수 있었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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