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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휴무. 뭔가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는데 결국 머리 염색 하나 해결했다. 역시 해답은 동네미장원. 무슨 대단한 스타일링도 아니고 새치염색일 뿐인데 브랜드 헤어샵에 연연할 일이 아니었다. 헤나염색 6만원, 오징어먹물 8만원을 부르던 박뭐시기 헤어샵에서 발길을 돌려 엄마 단골집인 동네 미장원에서 헤나염색 3만원에 쇼부치고 두어 번 했는데, 오늘은 오징어먹물을 물어보니 그것도 3만원이랜다. 오늘은 오징어먹물 염색을 했다.
동네미장원이란 참 대단한 곳이다. 온갖 아줌마들이 들락거리며 동네의 소문이란 소문은 거기서 다 나온다고 들었지만, 오늘 보니 유통되는 것은 소문뿐이 아니었다. 회집 아줌마에게 이불을 팔고, 이불집 아줌마는 집에서 쑨 묵을 들고 오고, 화장품도 고구마도 미용사 아줌마를 통해 이 아줌마로부터 저 아줌마에게 팔려간다. 정말 대단하다. 물건들은 미용실을 거쳐 '신용'을 획득하고, 무슨 식당 무슨 음식이 맛있더라, 어느 집은 너무 비싸다, 평판도 만들어진다. 오고가는 사람들 한명 한명에게 맞춤 관심으로 안부를 묻는 것도 굉장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고구마 한 조각을 얻어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하마터면 고구마 예약했다가 그 사이 당뇨 판정을 받고 고구마 섭취 금지를 당한 아줌마 덕분에 허공에 뜬 고구마 3kg 내가 산다고 할 뻔했다;
사실은 둔치에 나가 자전거도 좀 타보고, 극장에 가서 <앤티크>도 보고, <신비의 사나이 할리퀸> 마저 보고 도서관에 반납도 하고, 자전거샵에 들러 맘에 드는 자전거 있나 사전조사도 좀 해보고 싶었는데... 새벽 5시에 퇴근해서 12시에 일어났으니 뭐, 좀 지나친 욕심이긴 했지?
마음 같아서는 내일 하루 더 쉬고 싶은데 휴가도 별로 남지 않았고, 올해 안에 해치워야 할 마감도 아직 하나 남았고, 내일은 그냥 출근한다. 내일은 일찍 출근해서 칼퇴근해야지! 느긋한 밤 정말 얼마만인가. 넘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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