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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6] 트렁크 뮤직

박쥐 2015. 9. 30. 10:27



해리 보슈 시리즈 다섯 번째.

나름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재밌고, 다른 책 뭘 볼까 뒤지기 귀찮아서 일단 잡은 시리즈니까 계속 읽고 있긴 한데, 보슈라는 캐릭터에 그닥 정이 들지는 않는다. 규칙과 권위를 따르지 않는 형사들은 많았지만, 보슈처럼 자주 공과 사를 혼동하고 수사에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고 사건 관련자들과 사랑에 빠지는 형사들은 별로 매력이 없다. 아웃사이더의 매력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 보슈의 여자들 가운데 그나마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재즈는 살인전과를 알자 마자 앗뜨거라 하면서 뻥 차버렸던 것도 뭥미 싶은데, 엘리노어가 뭐 그리 운명의 여자라고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지. 아무리 그녀가 전직 FBI 요원이라고는 하지만, 잠복 1초 만에(!) 정체를 들켰던 것도 너무 폼이 안 난다. 보슈 특유의 그 망설임, 수줍음, 어벙함도 엘리노어는 모르겠지만 나한텐 그닥 먹히는 매력은 아니고.


뭔가 다른 읽을거리를 슬슬 찾아봐야 할지 모르겠다. 이러다 해리 보슈 시리즈 다 독파할 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