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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7] 동기
박쥐
2015. 8. 1. 16:57
예전에 한번 빌렸다가 맨 앞의 표제작 <동기>만 보고 시간이 모잘라 그냥 반납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빌려서 완독했다. 나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굳이 말하자면 '장편의 팬'인 것 같다. 단편에서는 그의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두드러진다.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공감가지 않고, 매력도 없고, 구리구리하고, (요코야마 히데오의 독후감에서 '구리구리'라는 말이 빠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짜증난다. 좀 덜 싫은 사람과 더 싫은 사람은 있어도 도대체가 애정이 가는 대상이 없다. 그가 파악하는 인물의 '전형성'도 너무 구시대적이고... 아니, 묘사하는 시대 자체가 구시대 맞나.
뭐 그럼에도 계속 요코야마 히데오를 보는 이유는 구성의 매력이다. 이야기를 구조화하는 방식, 관점의 독특함, (여기서 관점이란 '입장'이 아니라 작중의 시선이다) 이야기의 긴장감을 쫀쫀하게 고조시켜가는 실력 등등. 사실 <동기>에 실린 단편들은 그런 요코야마 히데오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기에는 다들 좀 아쉬운 작품들 뿐이긴 했는데, 그럼에도 믿고 보는 요코야마 히데오를 포기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