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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6] 벚꽃, 다시 벚꽃
박쥐
2015. 7. 27. 10:25
난해한 원제를 어떻게든 바꾸어야 했고, 어떻게도 바꾸기 힘든 제목이었으리라는 건 짐작이 가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한국어판 제목은 그닥 맘에 들진 않는다. 마치 아주 운명적인 연애소설처럼 느껴지는데 별로 그런 느낌은 아니지 않았나...?
최근 (번역된) 미미 여사 작품들은 연달아 어딘가 아쉽다. 내가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뭔가 좀 '습관'처럼 느껴지고 패턴 같아 보이고, 평범하면서도 가슴을 직격하던 느낌이 덜해지면서 분량은 어마어마하다. 아주 소박한 진실 하나를 힘있게 밀어붙여 어떤 깨달음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던 여사님의 역량이 잘 전해지지 않는다. 물론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지만 마치 노젓기를 멈춘 나룻배처럼 흔들흔들 물살에 떠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인물들 하나하나는 매력적인데 그것조차 조금은 상투적으로 느껴지는 건, 이야기의 흐름에 목적성이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거다. 다 읽고 난 뒤에도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드는 건 미미 여사의 책을 읽으면서 전에는 잘 해보지 못한 경험이다. 미미 여사 히믈내여... 더 짱짱한 글을 써주세여... 킹왕짱 애독자로 남고 싶은 위기의 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