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하라 코아사 etc.
그동안 일반 면사를 사용하면서 매번 시작부분이 엉키고 실이 씹히고 하는 걸 내 재봉틀이 후져서 그렇다고 재봉틀만 욕하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고 코아사로 바꿔보니 시작부분 여분의 실이 엉키고 씹히는 현상이 싹 사라졌다. 아니, 싹 사라진 건 아니고 아주 두꺼운 부분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힘겹게 제자리걸음할 때는 좀 엉키는 경향이 남아 있긴 한데 빈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밑실 가마 부분에 재봉틀기름 한 방울 쳐줬더니 더 부드럽게 야무지게 잘 밟혀서 아주 기분이 좋다. 주말 동안 엄마 베갯잇을 완성하고 서류봉투 파우치도 기억을 더듬어 하나 만들었다.
웃긴 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아사를 잔뜩 지르긴 했는데, 정작 도착한 코아사를 보니 나한테 이미 있던 것이었다. 다행히 색깔은 좀 달라서 덜 억울했다. 새로 산 코아사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일단 킵해두고, 원래 가지고 있던 걸 재봉틀에 걸었다. 살 때는 재봉틀용이 아니라 손바느질용으로 샀던 기억인데, 그도 그럴 것이 재봉틀에 걸어둔 일반 면사에 비해 양은 반 정도, 값은 1.5배에 달한다. 그래봤자 모셔만 두고 재봉틀로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이걸 걸어서 쓰는 게 훨 낫다. 다만 색깔별로 다양하기도 한 내 일반 면사들... 이거야말로 손바느질에나 써야 할런지-_-a
"겉과 겉을 마주대고" 이건 바느질의 기본인데, 아직도 자주 틀려서 미치겠다. 한참 봉제하다가 이걸 틀려서 뜯고 있다 보면 나는 재봉의 재능이 없는 건가 머리가 나쁜 건가 회의가 몰려온다. 챙피해서 누구한테 말하지도 못하겠고, 어렸을 땐 이보단 좀 똘똘했던 것 같은데 노쇠인가...
심*소잉에서 재단용 자를 두 개, 대형 컷팅매트와 함께 수실, 앞치마 패턴을 구입했다. 다음에 만들 원피스형 앞치마의 패턴은 이지*잉 것으로 결정했지만, 엑스자형 앞치마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심플*잉 패턴에 그게 들어 있더라. 조각천들을 이용한 패치워크도 계속하고 싶고, 요즘 다시 재봉틀에 불이 붙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