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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3] 영 블론드 데드

박쥐 2014. 3. 31. 10:57




율리아 뒤랑 형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 신간 장르소설을 구경하다 <치사량>이라는 책을 발견했는데, 이게 시리즈라는 책소개를 보고 그 시작점을 더듬었다. <백설공주> 등으로 유명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선배 격이라는 소개가 관심을 끌기도 했고, 미모의 여형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강력살인사건(연쇄, 엽기, 복수 등등)이 주요 소재라는 점도.


일단 넬레 노이하우스의 일련의 책들보다는 재밌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이것도 일종의 관습인 건지 율리아 뒤랑 시리즈에서도 형사들의 일상, 사생활에 꽤나 관심이 많다는 거다. 사건이 터지면 범인을 잡을 때까지 일체의 사생활을 버리고 사건에만 집중하는 일반적인 장르소설의 주인공들과 조금 다르게, 율리아 뒤랑과 그 동료들은 (백설공주...의 형사들이 그랬듯이) 휴일을 염원하고, 일상이 자꾸 피폐해지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한밤중에 사건현장으로 사람을 불러내는 살인범을 증오한다. 퇴근 이후 다시 출근하는 시간까지 뒤랑이 뭘 먹고, 어떻게 씻고, 뭘 한 뒤에 잠자리에 드는지 일기라도 쓰듯이 꼬박꼬박 읊어주는 것도 일종의 '스타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범죄의 동기나 범인의 말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태어난 사이코패스 괴물이 '여성'을 징벌한다는 플롯은 정말이지 그만 좀 써먹었으면 좋겠다. 왜 늘 벌을 받는 건 여자란 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