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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박쥐 2014. 2. 1. 22:17



아버지 첫 제사, 출판기념회, 설 명절까지 5-6일 간격으로 큰 행사를 계속 치르고 때마다 애들 넷 거느리며 왔다갔다했던 언니네가 최종적으로 다 내려가고 한숨 돌리는 기분으로 엄마와 극장에 갔다. 고른 영화는 겨울왕국.


다들 왜 그렇게 Let it go라는 노래에 열광하는지 좀 궁금했는데 과연 나도 이 장면을 보며 울컥하고 후련하고 그렇더라. 외롭지만 자유라고 외치는 모습이 어찌나 가련하고 아름답던지. 기술적인 부분에선 피부와 육체의 질감이랄까? 정말 '살'처럼 보이는 자연스런 피부톤과 섬세한 움직임, 떨림 같은 게 좋았다. 또 엘사와 안나 각자의 상처와 그 상처에 익숙해지면서 상처를 안은 채 멀어져 있는 채 여전히 가족이고 자매인 모습이, 나 역시 '언니'를 가진 입장이라 그런지 시시 때때로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결말이 좀 싱겁다는 데는 동감하지만 그닥 흉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좋은 게 좋은 걸로 휙휙 그렇다 치고 넘어가는 대범한 모습은 초중반에 훨씬 더 많았고, 난 닥치고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평범한 관객이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