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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머랭파이 살인사건

박쥐 2013. 10. 11. 10:41




해공도서관에는 양장커버는 벗기고 싸바리만 남은 채 소장되어 있던 책이라, 뒤늦게 독후감을 쓰려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보니 책표지가 너무 맘에 안 든다. 그래서 그냥 구글링으로 레몬머랭파이 사진을 찾았다.


한나 스웬슨이라는 쿠키만드는 여자가 탐정으로 나오는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해공에도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딸기 쇼트 케이크 살인사건> 등 같은 시리즈 책이 몇 권 더 있었다. 그중에 젤 먹고 싶은 음식 이름으로 책을 골라온 건데 ㅎㅎㅎ 결론만 말하자면, 재미 없었다!!!


살인사건도 너무 늦게 일어나고, 해결은 완전히 우연히, 탐정은 경찰에 비해 너무 많은 특혜를 누리고, 깨알같은 잔재미를 더해줬어야 했을 마을의 일상 이야기는 지루했다. 무엇보다 사건의 비중이 책 전체에서 너무 적고, 탐정의 고유한 활약이나 그녀만의 스타일, 이런 게 하나도 부각되지 못했다. 그저 각종 쿠키에 대한 이야기가 무슨 굉장한 장점인 양 부각되는데, 사진도 삽화도 없는 와중에 텍스트와 레시피만으로 그 효과를 얼마나 볼 수 있을지. 게다가 이건 어디까지나 추리소설인데 말이다.


한 가지, 미국 시골마을 주민들은 이런 식으로 소규모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구나, 그래서 그 안의 종교활동, 평판, 교제 등이 중요할 수밖에 없겠구나, 책 내용과는 조금 상관없는 실감을 느끼게 해준건 고맙다. 앞으로 다른 책을 볼 때 이 감각이 도움이 될 날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