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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박쥐 2013. 7. 5. 16:11




교보문고를 떠돌다 우연히 발견하고 충동구매해서 그냥 쳐박아놨던 책.

그렇게 그냥 잊고 있었는데 한 번은 전철 안에서, 그 얼마 뒤 성심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두 번이나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만났다.


요즘은 길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같은 책을 두 번. 그것도 나한테 있는 책을 연거푸 만나다 보니 궁금증이 동했다. 그렇게 집어든 책.

이 책이 2010년 출간된 뒤 조용히 잊혀져가다가 50% 세일빨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진입해서 잘나가던(?) 책이라는 건 나중에 안 사실이고.


충동구매의 원인도 그거였지만, 설정 자체는 참 흥미롭다. 꿈을 접고 모범생의 길을 쫒아 월스트리트의 변호사가 되었지만 불행하고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우발적인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나서 인생을 바꿔버리는 이야기. 그런데 정작 살인이 벌어지기 전까지의 서술은 굉장히 지루하고, 살인과 도주기획 단계까지는 꽤 속도감있게 긴박하게 재밌게 흘러가지만 결말이 '시망똥망'이다. 적어도 내 기준에선;; 허무하고 미심쩍고 허술하고 배덕감까지.


도주기획 단계를 숨가쁘게 쫓아갈 때는 오래 전 읽었던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떠오르기도 했다. 차라리 그 책을 한 번 더 읽어볼까, 그 책은 예전 그 느낌 그대로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