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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박쥐 2009. 11. 16. 10:50





바네파우치를 완성하고,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를 따라 북커버를 하나 만들었다.
캐드펠 시리즈 20권의 대장정(!)을 나선 엄마를 위해, 다행히 신국판에 두께도 다들 비슷한 책이라 쏠쏠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할 것 같다고 기대하긴 했지만 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기뻐해줘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동안 이것저것 보여주고 가지라고 떠넘기면서 "좋아? 이뻐?"라고 물었을 때 이쁘다고 좋아했던 건 다 얼마쯤 예의상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모습에 기분 업.
빨리 자랑하러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주초엔 사람들 만날 약속이 없다고 안타까워하기까지 하길래, 내친 김에 엄마 공부하는 한문책 커버링까지 해주기로 하고 선세탁-재단-겉감 장식까지 해놨다. 오늘 내일 정도면 완성될 듯.


* 바네 파우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야빠 친구 한 분이 있는데, 사실 잠자고 있던 내 퀼트와 십자수에 대한 열망을 일깨워준 것도 그분이다. 블로그에 하도 예쁜 작품들을 많이 올리셔서. 하튼, 그분이 언젠가 "바네 끼우기 죽도록 힘들고 짜증난다"는 포스팅을 한 기억이 있어서 조금 떨었다. 가능한 한 바네가 통과할 길을 넓게 내주는 데만 온 신경을 기울였다. ㅎㅎ
근데 바네는 잘 통과하게끔 넉넉한 길을 내긴 냈는데, 바네 끼우기 전까지는 나름 귀엽고 예뻤던 디자인이 막상 바네 끼워 주름잡아 놓으니 왜 이렇게 어색하기만 한지-_- 프레임 지갑도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냥 건너뛰고 바네 파우치를 한 건데, 바네 역시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지퍼나 끈여밈이 좋아.


* 북커버/
사실 카드지갑, 통장지갑, 북커버, 모두 같은 원리라서 몇 가지 레시피 중 자기에게 제일 쉽게 느껴지는 것을 찾는 게 답인 것 같다. 지난번 카드지갑 만들 때는 끼움감을 따로 준비해서 거기 접착심도 넣고 그렇게 만들었는데, 이번에 찾은 레시피는 안감과 겉감을 연장해서 끼움감을 만드는 형태였다. 저작자는 접착심도 쓰지 않고 부들부들한 천만으로 만들었는데, 나는 혹시 어떨까 싶어서 끼움감 부분 제외한 몸판 부분에는 접착심도 붙였다.

소품 위주로 이것저것 해보고 있기 때문에 가로 사이즈 50cm가 넘는 이번 북커버가 지금까지로선 제일 크게 천을 재단해야 하는 경우였다. 내 사포 사이즈도 훌쩍 넘어서고, 아무리 평행을 잘 맞춰 선을 그린다고 애를 써도 허무하게 빗나가서, 제대로 된 직사각형을 그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냥 최선을 다해 비슷하게만 그려서 나머진 바느질로 얼렁뚱땅 맞추기로 했음.

북커버 op.1 (캐드펠 용)은 실측 사이즈를 재단으로 옮기면서 너무 여유없이 딱 맞게 해서, 막상 책을 끼워보니 위아래가 너무 빠듯해 책표지가 울랑말랑했다. 그 경험을 교훈삼아 북커버 op. 2에선 위아래에 1밀리의 여백을 더 줬다. 아직 바느질을 하지 않았지만, 바느질하면서도 선 안쪽으로 밀려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근데 이러다 또 너무 헐렁해질까봐 걱정-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