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중간점검

박쥐 2009. 11. 11. 10:26





새롭게 바느질 붐이 일어난 뒤 만들어본 몇 가지 소품. 그리고 거기서 얻은 교훈들.

* 카드지갑/
카드지갑을 앞에 단추 달고 뒤쪽에 끈 달아서 여미는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두께가 있는 면끈을 시접선 안쪽에서 꿰매 고정시킬 때 좀 안이하게 생각했더니 벌써 한쪽이 덜렁덜렁거리며 삐져나오고 있다. 면끈을 고정할 땐 만사 튼튼하게!

* 찻잔받침/
바느질붐과 함께 책을 두 권 샀는데, 카드지갑은 키워드가 '린넨'인 책의 1번 습작이었고 찻잔받침은 '퀼트'가 키워드인 책의 세 번째 습작이었다. 패치는 예전 기억 살려가며, 책 읽어가며 어떻게든 되는데 퀼팅하는 순서가 오자 어휴. 이제 퀼트는 나중에 머신을 가지게 되면 그때나 다시 도전해볼까? 퀼팅 너무 힘들더라.
모르겠다. 가지고 있던 솜이 4온스짜리여서 힘들었던 건지도. 새로 2온스 접착솜을 샀는데 집에 있던 솜에 비해 훨씬 얇게 느껴졌다. 한 번 더 퀼팅에 도전해봐?

* 다리미판/
집에서 쓰던 다리미판이 우그러들어 뒤뚱거리고, 더 문제는 씌우개 천 밑에서부터 검은 얼룩이 올라와 천에 묻어나기까지 했다. 그래서 원래는 만들 생각이 없었던 다리미판 급제조. 바느질 없이 양면테이프로 만드는 케이스라서 별로 감동은 없었음. 천도 도대체 왜 샀는지 너무 내 취향이 아닌 우루루 까꿍 아기 취향 프린트 천을 순전히 '소비'의 목적으로 사용했다.

* 요요/
예전에 퀼트 수강할 때는 요요를 활용한 작품이 순서상 꽤 뒤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만들어보지 못하고 포기했다. 그래서 무지 어려운 걸 거라는 생각도 조금 있었는데 만들어보니 어이가 없을 정도로 쉽더라. 드라마 보면서 조각천 오려서 조물락거리기 딱 좋은. 퀼트 쇼핑몰에서 요요 플레이트까지 구입했다. 앞으로도 조각천 소비용으로, 딱히 뭘 만들지 모를 때 손이 심심하면 부지런히 만들어두고 싶음. 어디에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ㅎ

* (작은) 티슈케이스/
인터넷에서 발견한 레시피에 꽂혀서 도전해본 소품이었는데, 첨에 생각했던 사이즈가 아니라 만들어놓고 보니 제일 작은 티슈가 들어가는 작은 크기여서 김이 좀 샜다. 또 아주 오래만에 지퍼가 들어간 작품이어서 무지 긴장하며 바짝 꿰매는 데만 신경썼더니 자크 여닫을 때 맨날 안감이 찝혀 움직이질 않는다. 실패작 ㅡ.ㅜ
사이즈 키우고 지퍼의 교훈을 되살려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 파우치/
반원형에 가까운 화장품 파우치 하나를 어젯밤에 완성했다. 티슈케이스의 교훈을 살려 지퍼 다는 데 주의를 기울였더니 지퍼는 문제가 없는데 역시나 몇 가지 아쉬운 점들 발생. 레시피에 시접 표시 안 되어 있다고 나도 시접 표시 없이 눈대중으로 바느질했다가 어긋나버린 선들 때문에 파우치의 모양이 기우뚱한 건 기본이고, 접착심지 다림질을 너무 쎄게 하다가 겉감이 울어버려 한 장 버린 뒤 또 너무 소심하게 다림질했는지 완성된 작품에선 접착심지가 떨어져 겉감과 안감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다-_-;; 퀼팅이나 상침으로 잡아주기에도 라인이 안 나온다 ㅡ.ㅜ

그래도 얼핏 보기엔 이뻐서(?) 아침에 엄마에게 뿌듯하게 자랑하고 선물했더니, 너무 아까워서 못 쓰겠단다. 좀 더 작품이 늘어나면 그때 쓰더라도 일단은 고이 모셔두고 보기만 하자는데, 설마 갖고 다니기 창피해서 그러는 건 아니겠지?-_-


다음 도전할 건 바네를 이용한 파우치. 어젯밤 천 몇장을 물에 담가두고 나왔다. 오늘은 선세탁 마무리하고 내일쯤엔 재단부터 시작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