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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06

박쥐 2009. 10. 6. 10:16





대전의 대형서점 하나가 부도가 났다.
추석연휴 직전 부도 소식을 듣고, 서울의 각 출판사 영업자들이 급히 책이라도 빼려고 내려갔다는데,
오전에 영업부장님이 다른 회사 사람과 통화하는 걸 옆에서 얼핏 들으니
상황이 그닥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또다른 사이트에서 보니
이번에 부도를 낸 서점은 그야말로 대전에 뿌리를 박은 토착 서점으로 드물게 탄탄한 세력이었다는데.
오죽하면 그 위대한 교보도 이 서점에 밀려 대전에는 발을 붙이지 못했다고 하니.
부도 바로 하루이틀 전에 그곳에서 책을 샀는데 기분이 이상하다는 사람들도 있고.

사장은 부도 직전에 집도 팔고 현금자산을 싹 빼돌려 어디론가 잠적하고,
표면적으론 법인의 부도라 채권단도 마음대로 손을 쓰기가 어려운가 보다.
어느 대형 출판사는 물린 돈이 1억인데, 1억짜리 보증보험 만기가 바로 얼마 전이었던 것을
미처 갱신하지 못한 상태라 넋을 놓은 상태.
우리는 구멍가게라 손해가 그렇게나 크지는 않겠지만
당장의 손해도 손해려니와, 대형 서점이나 총판이 넘어갈 때마다 심란하기 그지 없다.

책읽는 사람들, 책 읽히는 나라, 좋은 책 만들도록 도와주고 다그쳐주는 정부.
장사 제대로 못하는 이들의 변명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가끔 일본이나 유럽 나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다.
저런 독자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출판사들은 신나고 재밌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그, 못난 소리.